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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etc.

'위기의 90년대 학번' 기사를 읽고

위기의 90년대 학번 기사를 읽고....

내가 지나온 시간을 잘 표현한것 같아서 내용을 스크랩 하였다.
시대를 잘 못 타고난걸까! 나의 또래에게서는 방황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나의 주변에는 아직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나도...

그러나 요즘 세대들은, 우리세대 보다도 더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왜? 질문을 던져본다.  생각하지 않으면 변화가 없다. 우리나라는 머리는 비대한데 허리부터 무너지고 있으니 미래가 걱정이다. 변해야하지 않을까?!

위기의 90년대 학번

1992년 1월 21일 새벽 경기도 부천 서울신학대학에서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튿날(22일) 치러질 예정인 92학년도 후기 학력고사 문제지가 도난당한 것이다. 예비소집까지 다녀온 수험생들은 황당한 상황 앞에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교육부는 후기대 입시 일정을 취소, 연기했다.

`꼬인 92학번`의 전설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92학번 남학생은 `실감나게` 군생활을 해야 했다. 1994년 3월 남북접촉에서 튀어나온 북한 측의 `서울 불바다` 발언에 이어 그해 7월 9일에는 김일성이 사망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첫 번째로 취한 조치는 군에 비상을 거는 것이었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쌍팔년(88년) 군번이 그러했듯 이들의 군생활도 고달플 수밖에 없었다.

진짜 시련은 군복무를 마친 후였다. 92학번 남학생이 군복무와 대학을 마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가 1998~1999년 즈음이다. IMF 외환위기가 이들의 진로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92년의 대학진학률은 34.3%. 10명 중 8명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다. 대학 졸업장이 나름대로 값어치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졸업할 때에는 사회가 그 값어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100만명이 감원의 고통을 겪은 시절이었다. 몇 해 앞서 사회에 진출한 고졸 동년배와 92학번 여학생들도 이때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풋내기에게 돌아갈 일자리는 없었다.

어렵사리 직장을 얻고 결혼한 후에도 92학번의 시련은 계속된다. 이번에는 집이었다. 92학번 중에는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치솟던 2004~2006년 이른바 `막차`를 탄 사례가 유난히 많다. 회사로 치면 대리급 직원이 일생일대의 재테크 모험을 시도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다.

굳이 92학번의 기구한 인생역정을 끄집어 낸 것은 이들의 삶이 대한민국 30대의 일반적인 초상이기 때문이다.

71~80년에 태어난 한국의 30대는 우울한 성장배경을 공유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에 입학했건만 `준비된 실업자`를 피하기 위해 졸업을 늦춰야 했던 세대다. 신입이 아닌 경력직이 고용시장을 좌지우지한 것도 이즈음부터다. 집에 치를 떠는 것도 30대가 유난히 많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30대의 20.1%가 `하우스푸어`다.

기자는 80년대 말에 대학에 들어가 IMF 외환위기가 터지기 전에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기자가 최근 발견한 90년대 학번의 공통정서는 `억울함`이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사회는 모른 척한다는, 국가와 사회의 발전이 자신들의 발전과 철저히 무관할 수도 있다는 좌절감 같은 정서다. 문제는 이들의 억울함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사회에서든 30대는 기둥이다. 육체적인 강건함과 정신적인 원숙함을 겸비한 30대가 사회와 조직을 굴러가게 만든다. 30대가 진취적이고 긍정적이어야 그 사회의 앞날이 밝은 법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의 30대는 그렇지 못하다. 이들의 `억울함`은 이미 20대의 분노를 압도한다. 각종 설문조사나 투표결과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지지도는 30대가 모든 세대를 앞지른다. 매일경제가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30대의 62.3%가 최우선 국가목표로 `삶의 질 개선`을 꼽았다. 40대(51.5%), 50대(50.6%)는 물론이고 20대(59.6%)보다 높은 비율이다.

한국의 30대가 억울함에 사무쳐 있다는 사실은 절대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당장 사회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뿐더러 미래도 어둡게 한다. 10~20년 후에는 어차피 이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게 된다.

20대 청년과 60~70대 노년층을 포함해 모든 국민이 소중하다. 국가와 사회가 보살펴야 할 대상은 세대 불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30대도 똑바로 들여다봐야 한다. 자꾸만 비뚤어져 가는 한국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열쇠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경제부 = 이진우 차장 jeano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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